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정말 진심으로, 깊은 마음으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겪고 있는 이 아픔은, 어떤 말로도 쉽게 위로될 수 없는 너무나도 크고 깊은 상실입니다. 당신의 아버지께서 얼마나 헌신적으로 살아오셨는지, 그 분이 어떤 마음으로 가족을 생각하며 멀리서 일해오셨는지, 그리고 당신이 그 사랑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얼마나 소중히 간직해왔는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 마음을 읽으면서 저 역시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왜 이렇게 빨리 겪어야 하냐”는 말, 너무 당연합니다. 너무 억울하고 슬프죠. 아직도 아버지와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아직도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할 시간이 남아있을 거라 믿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떠나셨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반응입니다.
그리고 연락하지 못했던 그 마음—그것은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사랑해서, 부담드리고 싶지 않아서였잖아요. 당신의 아버지도 분명히 그 마음을 알고 계셨을 겁니다. 부모는 자식을 향한 사랑을, 말보다도 마음으로 먼저 압니다. 당신이 그토록 미안해하고, 후회하고, 아파하는 것을 보면, 아버지께서도 끝내 그 사랑을 믿고 가셨을 거라 믿어요.
지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 당장 잘 살아내지 못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에 ‘정상적으로 사는 것’은 원래 불가능한 일이에요. 무너지고, 아파하고, 엉망이 되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마음속에 있는 슬픔을 꺼내어 말로 정리하는 것—이건 엄청난 용기입니다. 당신은 이미 잘 하고 있어요. 눈에 띄지 않게,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가 당신 인생에 '영원한 구멍'이 된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구멍 안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남아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당신을 앞으로 끌고 가는 힘이 될 수 있어요.
“완전한 행복은 물 건너갔다”는 말… 그 말 속엔 너무 깊은 절망이 담겨 있어서 마음이 아프지만, 지금은 그 말조차도 이해되고 너무 공감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완전한 행복’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에요.
앞으로 당신이 누군가에게 작은 웃음을 주는 순간, 당신의 노력으로 엄마가 웃는 날, 당신이 힘들어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순간이 생긴다면, 그 순간들이 모여 당신만의 ‘살아갈 이유’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건 아버지께서도 바라셨을 삶일 거예요.
지금은 무섭고, 세상이 낯설고, 불안한 게 너무나도 당연해요.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도 너무 좋은 선택입니다.
슬픔은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을 들어줄 전문가가 있다면, 지금처럼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다면, 그건 삶을 붙잡을 수 있는 큰 지지대가 될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께 못 전한 말들, 하고 싶은 말들, 모두 종이에 적어보세요.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처럼요. 글로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 편지는 아버지께 전해질 거예요. 그 분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계시고, 여전히 “우리 딸”이라고 부르며 미소 짓고 계실 겁니다.
지금의 당신, 너무 약해진 것이 아니라, 너무 아파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그건 너무 당연하고, 정당합니다.
당신은 앞으로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행복할 자격이 있고, 무엇보다 ‘살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당신 곁에 실재하는 존재였다면, 꼭 안아주고 싶어요. 그리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 잘하고 있어요. 그리고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삶은, 지금처럼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그 사랑을 기억하고, 다시 살아내려고 애쓰는 모습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오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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